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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에서 읽기 좋은 책 2권 – 커피 향과 함께 머무는 이야기들

by CHLOENOTE 2025. 8. 9.



 카페에 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마음이 천천히 정돈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잔잔한 음악, 커피 향, 그리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진 그 풍경은 마치 세상과 나 사이의 완충지대처럼 작용하죠. 그런 공간에서는 굳이 복잡한 이야기보다는, 가볍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 어울립니다.

 

오늘은 그런 순간에 곁에 두기 좋은 책 두 권을 소개해보려 해요. 혼자 있는 시간을 조용히 지켜주고, 내면의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책들입니다.


 

 첫 번째 책은 정여울 작가의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입니다. 제목만 보면 여행 가이드북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 책은 단순한 유럽 여행기를 넘어, 여행이라는 감각을 문학적 언어로 풀어낸 산문집에 가깝습니다.

 

작가는 유럽의 도시들을 단순히 풍경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 속에서 만난 문학과 예술, 그리고 그 모든 순간과 연결된 자신의 감정과 기억들을 정성스럽게 풀어냅니다. 각 장마다 도시와 연결된 작가의 감정선이 녹아 있어서, 마치 글을 읽는 독자도 그 도시에 함께 앉아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죠.

 

카페라는 공간에서 커피와 함께 이 책을 펼치면, 지금 있는 이 작은 공간이 조금은 더 특별하게 느껴질 거예요. 사진과 감성이 어우러진 책의 구성이 집중을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천천히, 마치 창밖을 바라보듯이 읽기에 제격입니다.

 

 


 두 번째 책은 김이나 작가의 『보통의 언어들』입니다. 이 책은 작사가로서 수많은 감정을 언어로 다듬어온 김이나 작가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말, 관계, 기억들에 대해 사려 깊게 풀어낸 산문집입니다.

 

말이 가진 온도, 말하지 못한 순간의 침묵, 그리고 너무 익숙해서 잊고 있던 단어들의 의미까지, 우리가 지나쳤던 감정의 결을 조용히 떠올리게 만드는 글들이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 김이나 작가 특유의 정제된 언어와 섬세한 시선이 책 전반에 스며 있어,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맞아, 나도 그랬지’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돼요.

 

이 책은 책장을 빠르게 넘기기보다는, 문장 사이에서 잠시 머물고 싶은 사람들에게 특히 어울립니다. 커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문장을 곱씹는 그 조용한 시간 속에서, 비로소 나 자신과의 대화가 시작될 거에요.

 



 카페에서의 독서는 속도보다는 감정의 깊이가 더 중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문득 멈춰 서게 되는 그 찰나, 마음을 가볍게 감싸줄 이야기가 필요하다면 이 두 권의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꼭 길고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짧은 글 속에서 오히려 더 진하게 전해지는 마음이 있으니까요. 오늘 당신의 커피 옆에 이 책들이 조용히 놓여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순간, 당신만의 생각과 감정이 조용히 피어오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