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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독서8

[REVIEW] 가장 오래 함께할 나와의 관계에 대하여 - 나는 죽을 때까지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죽을 때까지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를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감정은 위로가 아니라 멈춤이었다. 이 책은 독자를 다독이기보다, 그동안 너무 쉽게 자신을 비난해왔던 순간들 앞에 세운다. 우리는 삶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관계가 어긋날 때, 혹은 기대만큼 해내지 못했을 때 가장 먼저 자신을 탓한다. “내가 부족해서”, “내가 잘못해서”, “내가 더 노력했어야 했어.” 이런 문장들은 어느새 습관처럼 입 안에서 굴러다닌다. 이 책은 그 익숙한 문장들에 조용히 제동을 건다. 정말 그 미움이 필요한가, 그 비난이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데려가고 있는가.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그 질문 앞에서 여러 번 멈춰 섰다.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살아온 시간이 떠올랐고, 그 시간들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는지, 아니면 .. 2025. 12. 31.
[REVIEW] 희망을 말하지 않는 위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감정은 ‘결의’라기보다 ‘잔존’에 가까웠다. 이 책은 희망을 외치지 않는다. 절망을 미화하지도 않는다. 대신 삶이 이미 충분히 무너진 자리에서, 그럼에도 남아 있는 것들을 하나씩 더듬어 본다. 우리는 흔히 인생의 고비를 넘길 때 “그래도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을 기대한다. 그러나 공지영의 문장은 그런 위로를 서두르지 않는다. 상처가 여전히 아프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불행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진실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이 책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은 낙관의 구호가 아니라, 도망치지 않겠다는 태도에 가깝다. 삶이 끝내 나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포함한 채, 그래도 살아가겠다는 선택. 그 선택의 무게가 이 책의 문장마다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25. 12. 27.
[REVIEW] 마음을 덜 소모하며 살아가는 법 ―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사람의 생각』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사람의 생각』을 읽으며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마음이 조금 느려진다는 것이었다. 이 책은 독자를 앞으로 끌고 가지 않는다. 대신 잠시 멈춰 서게 한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많은 감정을 소모한다. 그중에서도 미움은 가장 빠르고 손쉬운 감정이다. 이유를 정리하지 않아도 되고, 상대를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미워하는 순간, 세상은 단순해지고 나는 피해자가 된다. 이 책은 바로 그 쉬운 길을 조용히 가로막는다. 그리고 묻는다. 정말로 그 감정이 필요한가, 그 미움이 당신을 어디로 데려가는가. 류시화의 문장은 다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낮은 목소리로, 그러나 오래 울리는 방식으로 독자의 마음을 건드린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누군가를 미워했던 순간들을 하나씩 떠올리게 되었고, 그때마.. 2025. 12. 25.
[REVIEW] 삶을 가볍게 바라보는 연습, 『사는 게 뭐라고』 『사는 게 뭐라고』를 읽으며 가장 먼저 든 감정은 웃음도, 위로도 아닌 묘한 안도감이었다. 이 책은 독자를 다독이지도, 더 잘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대신 아주 담담하게, 거의 무심할 정도로 삶을 바라본다. 그 시선이 오히려 마음을 느슨하게 풀어준다. 사노 요코는 삶을 거창하게 정의하려 들지 않는다. 성공도, 의미도, 성장도 중요하지 않다는 듯, 그저 살아가는 하루하루를 있는 그대로 꺼내 보인다. 우리는 늘 ‘사는 이유’를 찾느라 애쓰고, 삶에 이름을 붙이느라 분주하지만, 이 책은 그 모든 질문을 슬쩍 밀어두고 말한다. “사는 게 뭐라고.” 이 문장은 체념처럼 들리지만, 읽다 보면 이상하게도 가벼운 숨이 트인다. 삶을 무겁게 붙잡고 있던 손에서 힘이 조금 빠지는 느낌 때문이다. 이 책은 인생을 .. 2025. 12. 23.
📚 밤을 건너는 문장들 < 하루 끝, 마음을 씻어내는 독서2 - 안녕, 나의 빨강머리 앤 > 하루를 끝낼 때 읽기 좋은, 차분하고 서정적인 세 권의 책입니다.퇴근 후, 잠들기 전, 혹은 마음이 복잡할 때 꺼내 읽기 좋은 책들로 골랐습니다. 두번째 책은, 백영옥 작가의 입니다.어릴적 읽었던 '빨강머리 앤'의 추억을 다시 떠올려보세요. 혹시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괜찮습니다. 『안녕, 나의 빨강머리 앤』 – 백영옥[ 어린 날의 나와 지금의 나를 이어주는 다정한 다리 ] 어린 시절의 책장을 열어보면, 낡고 빛이 바랜 표지 속에 여전히 눈부시게 살아 있는 이름이 있다. ‘빨강머리 앤.’ 그녀는 언제나 초록 지붕 집의 창문을 열고 우리를 맞아주었다. 백영옥의 『안녕, 나의 빨강머리 앤』은 그 시절의 따뜻한 햇살과 바람, 그리고 순수했던 마음의 온도를 다시 불러오는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어린 시절.. 2025. 8. 15.
📚 밤을 건너는 문장들 < 하루 끝, 마음을 씻어내는 독서1 - 밤의 여행자들 > 안녕하세요, 클로이의 노트, 클로이 입니다.하루를 끝낼 때 읽기 좋은, 차분하고 서정적인 세 권의 책을 차례로 소개합니다.퇴근 후, 잠들기 전, 혹은 마음이 복잡할 때 꺼내 읽기 좋은 책들로 골랐습니다. 『밤의 여행자들』 – 윤고은 낯선 도시의 밤, 그 고요함을 걷는 사람들 밤은 모든 것을 느리게 만들고, 사람을 조금 더 정직하게 만든다. 낮에는 번쩍이던 간판과 소음이 사라진 뒤, 도시의 표정은 한결 부드러워지고, 때로는 쓸쓸해진다. 윤고은의 『밤의 여행자들』은 바로 그 시간, 그 기운 속에서 태어난 이야기다. 하지만 이 책이 단순한 여행 에세이나 도시 산책기가 아닌 이유는, 저자가 그 ‘밤’ 속에서 사람과 공간, 그리고 그 사이를 흐르는 시간을 세밀하게 잡아내기 때문이다.책 속의 인물들은 목적 없이 걷.. 2025.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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