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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버티는 사람의 힘, 김성근 감독이 남긴 삶의 철학

by CHLOENOTE 2025.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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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의 삶에서 배우는 태도의 힘

 

 삶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고, 그 흐름 앞에서 우리는 종종 당황하거나 주저앉고 싶어진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그 순간을 두려움으로 채우지 않고, 오히려 삶이 던지는 불확실성을 견디며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간다. 『인생은 순간이다』에서 감독은 바로 그런 사람의 전형처럼 등장한다. 그의 삶은 화려한 영웅담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 비난과 오해 속에서 묵묵히 길을 닦아온 ‘버티는 사람의 기록’에 더 가깝다.

 

많은 이들이 그를 승리의 상징으로 기억하지만, 정작 책 속에서 그가 가장 깊이 말하고 싶은 것은 승리의 순간보다 그 순간에 이르기까지 버텨야 했던 시간들이다. 삶이란 결국 거대한 이벤트가 아니라 수많은 작은 순간들의 연속이며, 그 작은 순간 각각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한 사람의 인생을 만든다는 사실을 그는 담담한 어조로 전한다. 어쩌면 그는 평생 선수들에게 강조해 온 것처럼, 성공은 결과가 아니라 태도이며, 태도는 순간을 대하는 자세에서 비롯된다고 말하는지도 모른다. 책은 단순히 야구 감독의 회고록이 아니라, 순간과 훈련, 그리고 자신을 끝까지 믿는 자세가 어떻게 한 인간을 단단하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깊은 성찰의 기록이다.

 

 

 감독의 삶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감정은 ‘외로움’이다. 그는 늘 강해 보였지만 사실 누구보다 외로움을 견디는 사람이었다. 주변의 시선은 늘 그에게 냉혹했고, 때로는 그의 방식이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비난도 이어졌다. 그러나 그는 그 비난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실패가 두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두려워한 건 실패 자체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지 않은 채 포기하는 순간’이었다. 선수 한 명 한 명의 가능성을 끝까지 믿고 이끌어낸 이유도, 그의 신념이 오직 결과에만 머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단련을 거쳐야 성장하고, 그 성장의 순간은 대부분 남이 보지 않는 조용한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다. 그는 바로 그 시간이야말로 인생의 진짜 무대라고 말한다. 책 속 여러 장면에서 감독이 보여주는 강함은 사실 ‘포기하지 않는 연약함’의 다른 이름이기도 했다. 자신의 상처를 숨기지 않고, 외롭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감정에 무너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그의 태도는 많은 독자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준다. 우리는 대개 강함을 화려한 성과에서 찾지만, 감독은 조용히 말한다. 강함은 견디는 사람만이 가진 아주 내밀한 감정이라고.

 

 

 감독의 철학은 지나치게 단단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흔들리고 깨지고 다시 다져지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는 선수들에게도 늘 ‘훈련의 순간’을 강조하지만, 이는 단순한 기술 향상의 문제를 넘어 삶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것이다. 땀을 흘리는 시간, 반복되는 실패를 견디는 훈련, 마음의 근육을 기르는 과정. 이 모든 것은 당장 눈앞에 드러나지 않지만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진짜 힘이다.

 

감독은 말한다. 순간은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을 어떻게 살았느냐가 인생의 결을 결정한다. 그리고 이 말은 야구장을 벗어나 우리의 삶에도 깊게 적용된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순간을 흘려보내며 살아가지만, 그중 어떤 순간은 우리의 인생 전체를 바꿔놓을 만큼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태도로 하루를 쌓아가는지에 따라 우리의 삶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감독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의 훈련 철학, 선수와의 관계, 승부를 바라보는 시선 모두가 ‘순간의 힘’을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말은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오랜 시간 몸으로 체득한 삶의 결론처럼 느껴진다. 우리는 책을 읽으며 어느새 깨닫게 된다. 인생은 결국 거대한 도약의 순간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반복의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독자는 이 책이 단순한 성공 철학을 전하는 에세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이는 한 인간이 자기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깊은 고백에 가깝다. 감독은 자신이 받은 오해, 실패, 상처를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그 진솔함 덕분에 책은 인생의 무게를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동시에 그는 독자에게 조용히 힘을 건넨다. 어떤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두려워하지 말라. 그 순간 역시 지나가며, 지나가는 동안 당신을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 그의 말은 거창하지 않지만 오래 남는다.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하는 수많은 선택과 갈림길 앞에서 어떤 마음으로 서야 하는지, 어떤 자세로 하루를 채워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결국 『인생은 순간이다』는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순간을 대하는 태도가 한 사람의 삶 전체를 어떻게 빛나게 하는지를 보여주는 한 편의 이야기다. 책은 독자에게 말한다. 인생은 거대하지 않다. 인생은 순간이다. 그리고 그 순간을 어떻게 살 것인지는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그 말은 조용하지만 강하고, 현실적이면서도 희망적이며,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담담하지만 깊은 용기를 건네준다.

 

 


 

 

클로이의 노트 :

『인생은 순간이다』는 삶을 이루는 것이 거창한 성공이 아니라, 묵묵히 버텨낸 작은 순간들의 누적임을 깊게 깨닫게 해준다. 김성근 감독의 단단한 말들 속에서, 흔들리면서도 끝까지 자신을 믿어온 한 인간의 진심이 전해진다. 읽고 나면 나 역시 오늘의 작은 순간을 더 소중히 붙잡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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