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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블로그51

[REVIEW] 희망을 말하지 않는 위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감정은 ‘결의’라기보다 ‘잔존’에 가까웠다. 이 책은 희망을 외치지 않는다. 절망을 미화하지도 않는다. 대신 삶이 이미 충분히 무너진 자리에서, 그럼에도 남아 있는 것들을 하나씩 더듬어 본다. 우리는 흔히 인생의 고비를 넘길 때 “그래도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을 기대한다. 그러나 공지영의 문장은 그런 위로를 서두르지 않는다. 상처가 여전히 아프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불행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진실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이 책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은 낙관의 구호가 아니라, 도망치지 않겠다는 태도에 가깝다. 삶이 끝내 나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포함한 채, 그래도 살아가겠다는 선택. 그 선택의 무게가 이 책의 문장마다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25. 12. 27.
[REVIEW] 마음을 덜 소모하며 살아가는 법 ―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사람의 생각』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사람의 생각』을 읽으며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마음이 조금 느려진다는 것이었다. 이 책은 독자를 앞으로 끌고 가지 않는다. 대신 잠시 멈춰 서게 한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많은 감정을 소모한다. 그중에서도 미움은 가장 빠르고 손쉬운 감정이다. 이유를 정리하지 않아도 되고, 상대를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미워하는 순간, 세상은 단순해지고 나는 피해자가 된다. 이 책은 바로 그 쉬운 길을 조용히 가로막는다. 그리고 묻는다. 정말로 그 감정이 필요한가, 그 미움이 당신을 어디로 데려가는가. 류시화의 문장은 다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낮은 목소리로, 그러나 오래 울리는 방식으로 독자의 마음을 건드린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누군가를 미워했던 순간들을 하나씩 떠올리게 되었고, 그때마.. 2025. 12. 25.
[REVIEW] 바쁜데도 아무것도 남지 않았던 이유 ― 『딥 워크』를 읽고 『딥 워크』를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감정은 묘한 불편함이었다. 책이 제시하는 메시지가 낯설어서가 아니라, 너무 정확하게 지금의 나를 겨냥하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우리는 하루 종일 바쁘다. 알림에 반응하고, 메일을 확인하고, 메시지에 답하며, 일정과 일정 사이를 이동한다. 그 과정에서 분명 많은 일을 처리하지만, 하루가 끝나고 나면 이상할 만큼 공허하다.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감각보다, 하루가 그냥 소모되었다는 느낌이 더 짙게 남는다. 칼 뉴포트는 이 상태를 ‘얕은 작업(shallow work)’이 지배하는 삶이라고 부른다. 이 책은 그 얕음의 구조를 정면으로 드러내며, 우리가 왜 점점 더 집중하지 못하고, 점점 더 깊이 일하지 못하게 되었는지를 차분하게 설명한다. 『딥 워크』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 2025. 12. 17.
[REVIEW] 행복은 집중에서 시작된다 ― 『몰입』을 읽고 『몰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우리가 그동안 ‘행복’을 얼마나 막연하게 오해해왔는가 하는 것이었다. 행복은 충분한 여유가 있을 때,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혹은 바람직한 결과가 주어졌을 때 찾아오는 감정이라고 믿어왔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믿음을 조용히 뒤집는다. 저자가 말하는 행복은 외부 조건의 산물이 아니라, 한 사람이 자신의 의식과 에너지를 어디에 어떻게 집중시키는가에 따라 만들어지는 상태에 가깝다. 몰입은 기쁨을 보장하는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누구나 경험할 수 있지만 스스로 자주 흘려보내는 심리적 순간이다. 책을 읽으며 나는 문득,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무언가에 빠져 있었던 오래된 기억들을 떠올렸다. 결과가 좋았던 순간보다, 그 과정에 완전히 잠겨 있었던 시간들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 2025. 12. 16.
[REVIEW]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 『ATOMIC HABITS』 『ATOMIC HABITS』를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우리가 그동안 너무 거창한 변화만을 ‘성장’이라고 불러왔다는 사실이었다. 새해마다 세우는 다짐, 인생을 바꾸겠다는 결심, 어느 날 갑자기 달라진 사람이 되겠다는 욕망은 언제나 크고 단단해 보이지만, 실제 삶에서는 좀처럼 오래 버티지 못한다. 이 책은 그런 실패의 이유를 의지 부족이나 나약함에서 찾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변화를 대하는 방식 자체가 잘못 설계되어 있다고 말한다. 저자 제임스 클리어는 인생을 바꾸는 힘이 거대한 결단이 아니라, 눈에 잘 띄지 않을 만큼 작은 습관에서 시작된다고 조용히 강조한다. ‘원자적 습관’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작다는 의미를 넘어,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최소 단위의 행동을 가리킨다. 이 최소 단위가 반복될 때.. 2025. 12. 15.
[REVIEW] 비관을 벗고 현실을 바라보다 : 『팩트풀니스』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언제나 ‘감정’과 ‘습관’에 영향을 받는다. 『팩트풀니스』를 읽으며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우리가 현실을 오해하는 방식이 결코 무지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수많은 편견, 두려움, 그리고 언론의 자극적 구조 속에서 형성된다. 저자 한스 로슬링은 이 책을 통해 세계가 생각보다 훨씬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통계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여주지만, 이 이야기의 진짜 힘은 숫자를 넘어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얼마나 쉽게 왜곡한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만든다는 점에 있다. 그는 “사실을 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가리는 감정의 장막을 벗겨라”고 말한다. 그 순간 독자는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익숙한 공포와 피로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 2025.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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